주식의 심리학, 떨어져도 올라도 초조한 이유
세 줄 요약
1. 떨어질 때 불안한 건 손실 때문이고, 오를 때 불안한 건 남 때문이다.
2. 갑자기 귀에 들어오는 종목 소식은, 대부분 이미 늦었다는 신호다.
3. 초조함의 진짜 원인은 주가가 아니라, 기준점이 자꾸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카톡이 울렸다.
“한강물 시원하냐, 내 계좌 반토막 실화냐...”
무섭게 오르던 주식이
그보다 더 무섭게 떨어지는 중이다.
내 돈이 줄어들고 있으니 당연히 불안하다.
그런데 이상한 건,
주식이 오를 때도 사람은 불안하다는 점이다.
손실을 볼 때는 돈이 줄어드니 초조하고,
수익이 날 때는 더 들고 가야 할지, 지금 팔아야 할지 몰라 초조하다.
심지어 내가 못 산 종목이 오를 때는,
가진 적도 없는 돈을 잃은 것처럼 마음이 쓰리다.
사람은 절대적인 부로 만족하지 않는다.
늘 어떤 기준점과 비교한다.
그래서 손실은 물론이고,
놓친 이익도 심리적으로는 손실처럼 작동한다.
- 다니엘 카너먼 (Daniel Kahneman),
심리학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주식이 떨어질 때의 고통과 오를 때의 고통
둘 다 같은 메커니즘이다.
남들이 버는 걸 보는 순간,
내 계좌는 그대로인데 손해를 본 느낌이 든다.
그게 요즘 많이들 사용하는 용어, FOMO다.
(Fear Of Missing Out, 나만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나만 빠져 있다”는 만성적인 불안이다.
심리학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뭘까?
투자 시장에 진입하는 계기가 중요하다.
자신이 평소부터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던 기업이 있다면,
그 관심은 시간이 쌓이며 나만의 질문이 된다.
그 산업의 흐름에 대한 안목도 생긴다.
반대로 내가 원래 전혀 보지 않던 종목이,
또는 관심도 없던 주식이
어느 날 갑자기 내 일상에까지 들어왔다면?
그건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이미 퍼진 관심이 나에게 도착했다는 뜻이다.
뉴스에 뜨고.
거래량이 튀고.
가격이 크게 움직인다.
그때 사람들은 산다.
그 순간의 나는 정보의 찌꺼기들을 받아보는 셈이다.
이미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열풍의 끝자락.
분위기에 휘말린 사람도
때때로 추가 상승의 혜택을 보기도 한다.
모두가 몰려들면 가격은 더 오를 수 있으니까.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것도,
사실은 초심자들끼리 만들어낸 달콤한 거품인 것이다.
하지만 이내 거품은 꺼지고,
늦게 달려든 개미들만을 남겨두고
주가를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친다.
그렇다면 답은 장기투자일까?
꼭 그렇지도 않다.
먼저, 계획도 없이 매수하고 떨어지니까
그대로 붙들고 가는 건 장기투자가 아니다.
보기 싫은 똥을 그릇으로 덮어
눈 앞에 안 보이는 척하는 행위일 뿐이다.
물론 정말로 오래 들고 있으면서
장기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수 년 이상을 기다려 마침내 빛을 보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도 문제가 터진다.
오래 묵혀두는 그 성향이
충분히 많이 올랐음에도
결코, 그리고 차마, 매도를 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진짜 장기투자는 오래 들고 있는 시간이 아니다.
오래 들고 있을 이유가 있는 상태이며,
그 이유가 끝나면 판매하는 결정이다.
결국 우리는 주식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주식은 한 회사의 지분이다.
그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고,
그 기업의 방향에 자본을 맡기는 행위다.
그게 주식의 본래 가치이다.
그때부터 질문은 바뀐다.
“내일 오를까?”가 아니라
“이 회사는 내가 믿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이 프레임은 주가가 떨어져도
내가 보던 사업의 논리가 유지된다면 흔들리지 않는 힘을 준다.
반대로 내 판단이 틀렸거나
회사의 방향이 내가 동의한 가치와 달라졌다면
매도를 통해 내 판단을 실행으로 옮기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내 판단 기준이 차트 안팎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때로 분위기에 휩쓸려 시장에 들어오기도 하고,
때로는 개인적인 호기심에 의해 진입한다.
둘 중에 무엇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분위기에 휩쓸려 진입했다면,
그 분위기를 주도한 세력에게 다시 휩쓸려야 한다.
그들이 빠져나갈 때,
나도 휩쓸려서 같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반면에, 나의 개인적인 소신을 진입했다면,
그 소신을 지켜야할 때와
그 소신을 폐기해야할 때를 냉철하게 구분해야 한다.
주식이 흔들릴 때
진짜로 흔들리는 건 가격이 아니다.
내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내가 왜 이 종목에 투자를 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투자를 했는지가
그 이유가 흔들리는 중이다.
주식이 흔들릴 때
진짜로 흔들리는 건 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