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살면 '쉬었음' 청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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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 살면 '쉬었음' 청년 된다

무작정 달리지 말고 경험을 연결하세요

세 줄요약

  1. '갓생'은 결과이지, 목표가 아니다
  2. '갓생'을 목표로 하면 성장이 아닌 체념과 좌절을 마주한다
  3. 바쁘게 여러 일을 하는 와중에도, 그 일들의 의미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한시도 멈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항상 뭔가를 하고 있다.
하나가 끝나기 전에 다음을 시작하고,
쉬는 날에도 생산적이어야 하며,
빈 시간이 생기면 곧장 채워버린다.

흔히들 '갓생'이라 불리는 그런 삶 같다.

‘갓생’은 신을 뜻하는 ‘God(갓)’과 ‘인생(人生)’을 합친 신조어로, 하루하루를 부지런하고 계획적으로 살아가며 타의 모범이 되는 생산적인 삶을 의미한다.

그런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인물을 '갓생러'라고도 부른다.

주변에서는 “대단하다”, “열정적이다”, “부지런하다”고 칭찬한다.
갓생러는 그 말을 들을 때 잠시 안심한다.

그런데,
'갓생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쉬었음' 청년이 된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갓생의 역설 - 겉보기엔 완벽한 삶

멈추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문장이 하나 있다.

"이걸 해봤자
아무 의미 없으면 어쩌지..."

뭔가 열심히는 하는데, 이게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불안.
그러나 본인도 이 불안을 자각하지 못한다

알아차리기도 전에 다음 할 일이 먼저 도착하기 때문이다.
할 일 목록이 차 있는 한, 그 질문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갓생러는 자신이 회피 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성실한 삶이라고 느낀다.

매일 해야할 목록을 만들고,
그 목록을 지워나가고 있으니까.

그런데 가끔,
모든 할 일을 끝낸 밤 같은 데에,
이상한 공허가 찾아온다.

"이렇게 많이 했는데 왜 허전한 기분이 들지?"
하루 종일 밀어두었던 <의미 청구서>가 도착한 순간이다.
빼곡히 쌓인 그 청구서들 앞에서 갓생러는 무너진다.

미룬 그 청구서를 또 다시 미루기를 반복.

이 상태가 지속되면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게 멈춘다.
번아웃이라고도 부르지만, 그런 말로는 뭔가 부족하다.

같은 트랙 위 두 사람 - 달리는 자와 멈춘 자

갓생을 목표로 삼으면 그 끝은 체념과 좌절이다.
갓생은 '목표'가 아니라, '상태'가 되어야 한다.

- 아이겐 노트

번아웃은 회피 전략의 교대 근무다.
갓생을 목표로 했다가 지치고를 반복하면
이상한 일이 생긴다.

지친 갓생러의 얼굴이,
아무것도 하지 못해 무기력한 사람의 얼굴과 닮아 있다.

같은 멍한 눈, 같은 무력감, 같은 문장.
"해봤자 뭐."

쉬었음 청년에 대해 쓴 적이 있다.

통계 안에서 "쉬고 있다"고 분류된 사람들.
정부는 '준비 중'이라는 개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상은 바뀐 세상에 맞추어 사는 법을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아이겐 노트는 '몰랐음' 청년이라 명명했다.

갓생러에게도 같은 "몰랐음"이 있다.
멈추지 못하는 이 사람도... 모르는 것이다.

바쁘게 사는 것이 성실한 삶이라고 배웠고,
멈추면 뒤처진다고 느꼈고,
쉬는 건 게으른 것이라고 들었다.
달리고 있는 한, 자기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었다.

갓생러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산다는 것
아니,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무엇인지 몰랐다.
그들은 정말로 몰랐다.

쉬었음 청년과 갓생러 사이의 실제 거리는
같은 공포 앞에서 몸이 선택한 방향 한 뼘 정도다.

마치 같은 운동장을 돌고 있는데,
단지 현재 위치만 정반대에 있을 뿐이다.
돌다보면 결국 만나는 운명을 가졌다.

차라리 뛰고 있는 사람이 낫다고?
그건 맞다.

뱅글뱅글 돌고 있는 자신을 자각하고,
그 운동장을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쉬었음 청년과 갓생러가
서로 거울이 된 듯 마주쳤을 때
마음의 타격은 후자가 더 크다.

워라밸을 넘어서 - 단순한 휴식은 답이 아니다

이쯤되면 사람들은 자꾸만 가운데로 가려고 한다.
쉬었음 청년은 "나도 뭐라도 해야 하는데"라고 자책하고,
갓생러는 "이젠 좀 쉴 줄도 알아야 하는데"라고 되뇌인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쉬는 것.
'워라밸'이라고 불리는 그 지점.

하지만 워라밸도 답이 아니다.

적당히 하고 적당히 쉬는 사람에게도 같은 공허는 온다.
왜냐하면 문제는 행동의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이 해서, 혹은 적게 해서 괴로운 게 아니다.
적당히 한다고 해서 그 괴로움이 적당해지지도 않는다.

행동의 양을 조절하는 것은 수면 위의 파도 높이를 맞추는 일이다.
수면 아래의 난폭한 해류가 그대로라면
어차피 빠져나올 수 없다.

갓생러에게 그 해류가 뭐냐면,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이것저것 해왔는데, 그것들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다.
하나하나는 끝났지만 합쳐서 무엇이 되는지 모르겠다.

그 느낌이 쌓이면, 갓생러는 또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쉬었음 청년은 아예 시작을 포기한다.

파도의 높낮이는 다르지만,
거친 해류가 잡아당기는
깊은 바다로 빨려 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경험을 이어 별자리를 만들기

“사람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것이다.”

빅터 프랭클(Viktor E. Frankl), <죽음의 수용소에서>

극한의 상황을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 있다.
무너지지 않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체력도, 낙관도 아니었다.

자기가 겪고 있는 일이
어떤 이야기 안에 존재한다고 느끼는 사람들.
다시 말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만 생존했다.

나치 수용소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발견되었지만,
이 원리는 평범한 일상에도 작동한다.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고, 주말을 보내고,
다시 월요일을 맞는 그 반복 안에서도
점들이 흩어지지 않고, 연결된다는 느낌은 사람을 살린다.

갓생러에게 필요한 휴식은
정말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대신,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펼쳐놓고,
그 점들을 서로 이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 일과 저 일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때의 선택이 지금의 자리에 어떻게 닿아 있는지.

그 연결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었지?"라는 질문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할 일 목록을 다 지운 밤에 찾아오는 그 공허.
그건 더 채우라는 신호가 아니다.
흩어진 점들이 선을 기다리고 있다는 신호다.

밤에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선조들이
별을 보며 별자리를 만들었기 때문에
후손인 우리들이 살아있다.

인생이 밤하늘이라면,
그곳에 놓여 있는 별들은 모두 지나온 경험들이다.

그 별들을 이어
자신만의 별자리를 찾고
의미를 부여해야만
내 이야기가 살아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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