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논란!?", 성과급은 로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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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업 논란!?", 성과급은 로또가 아니다
  1. 성과급을 두고 싸운다는 건, 그 돈을 로또로 본다는 뜻이다.
  2. 로또로 본다는 건, 그 파도를 회사가 만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3. 1등 기업의 진짜 과제는 분배가 아니라, 파도를 만드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로또 당첨금 앞에서는 싸우고, 사업 성공 앞에서는 싸우지 않는다.
차이는 그 돈을 만든 사람이 분명한가에 있다.
성과급을 두고 싸운다면, 그 돈을 로또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가족이 산 로또가 당첨돼 식탁 위에 20억이 놓인다.

가족은 싸운다, 누가 표를 샀나, 누가 번호를 골랐나.
나눠줄 권리는 누구에게 있나.

가족 중 한 명이 사업을 키워 20억을 벌어 왔다.

가족은 싸우지 않는다.
그 돈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같은 20억인데 한쪽은 싸우고 한쪽은 싸우지 않는다.
차이는 액수가 아니라,
그 돈을 만든 사람이 분명한가다.

그러니 싸움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진단이다.
그 돈을 누군가의 결실이 아니라
굴러든 행운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정확히 이렇다.

삼성 노조가 이번 성과급을 두고 싸운다면,
그것은 이 돈을 노력의 결실이 아니라
로또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분배 이전에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누구의 실력으로 성과가 생겼는가.
분배 싸움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결과다.

이번 초과이익은 회사가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다.
AI 투자가 늘었고,
서버용 D램 수요가 커졌고,
세계 반도체 시장이 살아났다.

외부에서 큰 파도가 왔고,
삼성전자는 그 파도 위에 있었다.

삼성전자가 그 파도를 만들지 않았다는 건
모두가 동의한다.

그렇다면 누가 그 파도를 돈으로 바꾸었나?

회사 전체인가, 직원 전체인가.
특정 사업부인가, 몇 명의 핵심 인재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니 분배 싸움이 시작된다.
로또에 당첨된 가족처럼.

"함께 만들었으니 함께 나누자."
"아니다, 규칙대로 해야 한다."
"그 규칙이 너무 모호하다."

...

분배 싸움은 식별 실패의 증상이다.


한국 회사는 결정적 기여자를 못 알아보는 게 아니다.
보지 않기로 합의한 회사다.
도토리 키 재기는 무능이 아니라 합의의 형태다.

식별이 실패하는 진짜 이유는 한 층 더 아래에 있다.

같은 해 입사한 동기들은 비슷한 속도로 올라가야 한다.

한 명만 동기보다 세 배 받으면 나머지가 불편하다.
그래서 누가 결정적이었는지를 짚어내지 않는다.
짚어내지 않아야 모두가 같은 줄에 설 수 있으니까.

도토리 키 재기.
이건 무능이 아니다.
합의다.

평소에는 이 합의가 잘 작동한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1등 기업이니,
두둑한 연봉에 복지도 좋다.
굳이 얼굴 붉힐 일이 없다.

그러다 그걸 아득히 뛰어넘는 큰돈이 들어오는 순간,
합의는 무너진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채로
어떻게 나눌지부터 싸우게 된다.

평가가 없는 게 아니다.
정해진 규모 안에서 순위만 매기는 평가다.
이 구조 안에서는 10배의 보상이 나올 수 없다.

한국 회사가 평가를 안 하는 게 아니다.
S, A, B, C 등급을 매기고,
성과급도 차등으로 준다.

하지만 이 평가는 정해진 규모를
어떻게 자를 것인가의 평가다.

회사가 100을 벌었다.
그 100을 동기 100명이 어떻게 나눌 것인가.

S 받은 사람이 1.5를 받고,
C 받은 사람이 0.7을 받는다.

순위표 안에서의 차등이다.

다른 방식이 있다.
당신이 만든 특허로 회사가 1,000억 벌면,
그중 일정 비율을 가져간다.

순위가 아니라 기여도다.
당신이 만든 가치만 측정된다.

전자는 같은 줄에서 약간의 차이를 매긴다.
후자는 줄을 깬다.

한국이 전자에 머무는 이유는
후자가 동기들 사이 균형을 깨기 때문이다.

한 명이 동기보다 열 배 받으면 나머지가 불편하다.

그래서 결정적 기여자를 만들지도 않고,
만들어졌다 해도
그 보상은 동기 평균의 1.5배에서 멈춘다.

주식으로 비유하면,
열심히 투자해봐야 최대 50%를 먹는 셈이다.

그러나 AI 관련 주식이 10배씩 우습게 오르는 시대에,
50%는 사업을 혁신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식별을 잘하자는 건 반쪽짜리 정답이다.
식별은 누가 파도를 탔는지를 가리는 일일 뿐이다.
진짜 질문은 파도를 기다릴 것인가, 파도를 만들 것인가다.

여기까지의 결론은
"기여한 사람을 제대로 찾아내자"로 보인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반쪽이다.

식별은 이미 온 파도를 누가 탔는지를 가리는 일이다.

그 일을 아무리 잘해도,
파도는 여전히 외부에서 온다.

한국에는 천재가 없는 게 아니다.
천재가 천재 일을 못 한다.

제 아무리 똑똑해도
조직에 들어오면 비슷한 속도,
비슷한 보상,
비슷한 권한으로 묶인다.

3년이 지나면 그 사람의 야망은
회의록 사이로 사라진다.

보지 않기로 한 합의는 사람을 평균으로 끌어내린다.
그리고 평균이 된 사람은 혁신을 만들지 못한다.
'평균'과 '혁신'은 가장 멀리 있는 두 단어니까.

파도를 타는 데는 평균도 충분하다.
파도를 만드는 데는 평균으로는 안 된다.

그래서 대한민국 1등 기업이
글로벌 1등을 선도하지 못한다.

남이 만든 혁신을 바쁘게 뒤쫓는다.
은메달, 동메달에 만족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성과급 논란은 분배의 문제가 아니다.
파도를 만들지 못한 회사의 부작용이다.

파도를 만들지 못하는 한.
다음 사이클에도 같은 회의가 열린다.

이 논란의 결론은
"직원에게 더 줘라"도,
"직원이 욕심을 부린다"도 아니다.

큰돈이 회사를 흔든 게 아니다.
큰돈이 그 회사가 어떤 회사였는지를 비춰버린 것이다.

분배 싸움은 분배의 문제가 아니다.
파도를 만들지 못한 회사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그러니 진짜 해야 할 일은 분배 공식을 다듬는 것도,
기여자를 더 정밀하게 찾아내는 것도 아니다.

파도를 만드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파도를 만들려면 평균을 깨야 한다.
평균을 깨려면 도토리 키 재기를 깨야 한다.

도토리 키 재기를 깨려면,
누군가 동기보다 열 배 받는 장면을 회사가 먼저 견뎌야 한다.

그 장면을 견디지 못하는 한,
삼성전자는 다음 호황에도 같은 회의를 연다.

식탁 위의 큰돈은 매번 같은 질문을 다시 던진다.
우리는 파도를 기다리는 가족인가,
파도를 만드는 가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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