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이 사라지면 사이코패스가 나타난다: 악성 민원이 세상을 망치는 이유
한 여자가 정신과 약물과 술을 먹이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돈을 훔치고 치킨을 먹기 위해서요. 우리는 그녀를 사이코패스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논리를 매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괴물이라는 마침표
남의 기회를 함부로 빼앗고,
방해물은 눈 앞에서 치운다.
이 논리를 우리는 정말로 낯설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2026년 2월, 서울 강북구의 한 모텔에서 벌어진 사건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습니다.
뉴스는 용의자의 PCL-R(일명 사이코패스 테스트) 점수를 보도했습니다.
40점 만점에 25점.
사이코패스로 분류되는 점수입니다.
헤드라인은 곧바로 정해졌습니다.
"사이코패스의 범행."
수사 기록을 들여다보면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입니다.
수면제를 탄 음료로 피해자를 기절시킨 뒤,
돈을 훔치고,
치킨집에 22개 메뉴, 약 13만 원어치를 배달 주문.
언뜻보면 기괴해 보이지만,
그녀의 행동에는 일관된 논리가 있습니다.
배부르기 위해.
원하는 것을 즉시 얻기 위해.
도덕 규범과 법을 전혀 개의치 않고 행동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보고 '괴물'이라고 불렀습니다.
'사이코패스'라는 마침표를 찍고,
더는 질문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 사람은 우리와 다른 존재니 얼른 눈앞에서 치워버려라" 떠들 뿐이죠.
그런 반응들로 인해
피해자는 그저 운이 나빴던 사람으로 남아 사건은 잊혀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 아직 남았습니다.
우리는 사이코패스 논리 위에서 살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수학여행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졸업사진도 없어지고, 운동회도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사고가 나서도 아니고, 예산이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의 80%는 수학여행에 찬성했습니다.
수학여행이 사라지는 이유는
극소수의 학부모가 항의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가 다치면 어쩌려고."
"왜 꼭 이런 걸 해야 하나."
"우리 아이가 불편해한다."
한 명의 학부모가 전화 한 통으로,
수백 명 아이들의 경험이 사라집니다.
소수가 항의하면, 시스템은 그 소수에게 맞춥니다.
다수는 불만이 있어도 조용히 따릅니다.
"어쩔 수 없지... 엮이지 말자"
배려를 가장한 회피를 하면서요.
소수의 불편함에 맞춰 다수가 양보하는 일이 반복될수록,
'내가 원하면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그들의 논리가
사회 곳곳에 스며듭니다.
그리고 우리는 눈치채지 못한 채,
그 논리 위에서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괴물을 양성하고 제거하는 악순환
불만하는 자들의 목소리가 만든 사회에서 자란 아이들.
무엇을 배울까요?
자신의 불편을 부모가 치워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아이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2. 내가 불편하면 누군가가 해결해줘야 한다.
3. 내가 하고 싶다면, 환경은 알아서 맞춰져야 한다.
겉으로는 '자식 사랑'이죠.
그러나 그 안에서 실제로 전달되는 것은,
사이코패스적 세계관의 핵심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타인을 수단으로 사용하고
목적 앞에서 도덕과 규범을 생략하는 능력
치킨 22개를 시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스무 살의 논리와,
수학여행이 불안해서 학교를 압박한 학부모의 논리
두 개의 시선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절망하거나 분노하는 청년들
존댓말은 학습의 결과입니다.
그 아이는 평생동안 나이가 많은 사람에 존댓말을 사용합니다.
마찬가지죠.
사이코패스적 세계관에서 자란 아이는
그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러나 불행하게도,
학교가 아닌 사회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 지점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세상이 자기를 위해 존재한다고 배운 아이는,
세상이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두 갈래 앞에 섭니다.
'절망' 또는 '분노'
모든 장애물을 부모가 치워주던 세계에서,
아무도 치워주지 않는 세계로 건너간 아이는
채워지지 않고 피할 수 없는 심리적 결핍과 충돌을 안고 살아갑니다.
겉보기엔 알 수 없는 이유로 타인을 헤치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죠.
감당해야 할 청구서는 사회 전체에도 발송됩니다.
"어차피 불평하는 사람 말대로 되더라"라는 인식이 퍼지면,
규칙 자체가 의미를 잃습니다.
공동체는 공동체이기를 멈추고,
각자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소리만 꽥꽥질러대는 아수라판이 됩니다.
어떤 세상을 가르치고 있습니까
아이의 투덜거림을 앞장서서 해결하려는 태도,
학부모라는 알량한 권리를 과시하는 행동,
타인의 기회를 주저없이 빼앗는 사고 방식.
그리고 그 태도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이
사이코패스를 양성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자료
사건 관련 (강북구 모텔 사건)
조선일보. (2026년 3월 4일). '강북 모텔 연쇄 살인' 피의자, 사이코패스로 판명.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6/03/04/PPS2NI3VGRFL3ASA65JLIFOF7U/
경기일보. (2026년 3월 4일). '모텔 약물 연쇄살인' 피의자, 사이코패스 판명… "기준치 상회".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04580076
KBS News. (2026년 3월 6일). [한눈에 이슈] 모텔 약물음료 연쇄살인, '사이코패스'가 저질렀다! / KBS 2026.03.06 [Video].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aKO9AQewGWc
슬라생. (2026년 3월 6일). ‘기준치 훌쩍’ 사이코패스, 모텔 연쇄살인女에 프로파일러 "반드시 신상공개돼야" [Video].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A9T6LZMxqhM
학교·수학여행 관련
MBC. (2026년 1월 20일). 학생·학부모 80% 찬성했는데 교사는 4%만.. 사라지는 수학여행. Daum. https://v.daum.net/v/20260120100255080
PCL-R 관련 (사이코패스 검사)
한경닷컴. (2009년 2월 3일). 사이코패스 판정 도구(PCL-R). https://www.hankyung.com/article/2009020332647
인생공략. (2022년 6월 14일). 사이코패스 테스트, PCL-R 검사 (사이코패스 특징과 대처법). https://lifeguideline.tistory.com/9